서울 도심 한복판, 을지로4가역은 2호선과 5호선이 교차하는 교통의 요지입니다. 하지만 이곳은 단순한 환승역이 아닙니다. 최근 ‘힙지로’라 불리며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을지로의 중심에 있는 이 역 주변에는 수많은 맛집들이 숨어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발로 뛰며 찾아낸 숨은 을지로4가역 맛집들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이 지역만의 특색 있는 맛집들을 중심으로 소개해드릴 테니 함께 따라와 주세요!
1. 대원식당: 을지로의 새로운 강자
을지로4가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좁은 골목을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대원식당은 최근 을지로의 새로운 맛집으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야외 테이블에서 즐기는 노포 분위기의 고기구이입니다.
메뉴는 단출합니다. 두툼한 생삼겹살과 김가루 듬뿍 올라간 볶음밥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 단순함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주문과 동시에 숯불 향 가득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노릇노릇 구워지는 삼겹살의 기름 냄새가 식욕을 자극합니다.
삼겹살은 기본에 충실합니다. 과하게 두껍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두께로 잘라져 있어 구워 먹기 좋습니다. 특히 이곳의 고기는 기름기가 적당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구운 고기를 상추에 싸먹으면 입안 가득 고기의 풍미가 퍼집니다.
볶음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메뉴입니다. 김가루가 듬뿍 올라간 볶음밥은 고소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삼겹살의 기름진 맛과 볶음밥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냅니다.
야외에서 먹는 맛이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을지로의 밤공기를 맡으며 즐기는 고기구이는 도심 속 작은 휴식 같았습니다. 다만,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불편할 수 있으니 날씨를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2. 백만불식품: 슈퍼와 술집의 절묘한 조화
을지로4가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3분 거리에 위치한 백만불식품은 낮에는 슈퍼마켓, 밤에는 술집으로 변신하는 독특한 콘셉트의 가게입니다. 이런 이색적인 분위기 때문에 최근 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저녁 시간에 방문했을 때, 가게 안은 이미 술 마시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슈퍼마켓 진열대 사이사이에 테이블이 놓여있어 마치 슈퍼마켓에서 술을 마시는 듯한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라면입니다. 평범해 보이는 라면이지만, 맛은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특히 ‘짜파구리’라 불리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라면은 꼭 먹어봐야 할 메뉴입니다. 일반 가정에서 끓여먹는 맛과는 확연히 다른, 깊고 풍부한 맛이 일품입니다.
안주로는 군만두와 스팸구이를 추천합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군만두와 짭조름한 스팸구이는 술안주로 제격입니다. 여기에 진열대에서 직접 고른 과자나 안주를 추가해 먹을 수 있어 더욱 재미있는 경험이 됩니다.
술 종류도 다양합니다. 소주, 맥주는 물론이고 다양한 수입 맥주와 와인까지 구비되어 있어 취향에 맞는 술을 고를 수 있습니다. 특히 이곳의 ‘백만불 하이볼’은 꼭 한번 맛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백만불식품의 매력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과 술에만 있지 않습니다. 슈퍼마켓이라는 친숙한 공간에서 즐기는 술자리는 왠지 모를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옛날 동네 슈퍼에서 몰래 술 마시던 추억이 떠오르는 듯한 이 공간은,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제공합니다.
3. 은주정: 쌈 싸먹는 김치찌개의 진수
을지로4가역 6번 출구에서 도보로 7분, 방산시장 안쪽에 자리 잡은 은주정은 ‘쌈 싸먹는 김치찌개’로 유명한 을지로4가역 맛집입니다. 3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이 집은 점심시간이면 항상 긴 줄이 늘어서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은주정의 김치찌개는 일반적인 김치찌개와는 조금 다릅니다. 큼지막하게 썬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어 마치 김치찌개와 제육볶음을 동시에 먹는 듯한 느낌입니다. 김치찌개 특유의 얼큰함과 돼지고기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깊은 맛을 냅니다.
이 김치찌개의 진정한 매력은 쌈을 싸먹을 때 나타납니다. 함께 나오는 신선한 쌈 채소에 김치찌개의 건더기를 얹어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됩니다. 아삭한 채소의 식감과 뜨거운 김치찌개의 조화가 일품입니다.
점심에는 김치찌개만 판매하지만, 저녁에는 삼겹살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삼겹살을 주문하면 김치찌개가 함께 제공되는데, 이 조합이 또 하나의 별미입니다. 노릇노릇 구운 삼겹살을 김치찌개에 살짝 적셔 먹으면 그 맛이 더욱 풍부해집니다.
은주정을 방문할 때 꼭 주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라면사리’입니다. 김치찌개에 라면사리를 추가하면 국물의 깊은 맛과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져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김치찌개를 어느 정도 먹은 후 라면사리를 추가해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은주정의 매력은 맛있는 음식뿐만 아니라 정겨운 분위기에도 있습니다. 오래된 가게 특유의 따뜻한 느낌과 친절한 서비스는 음식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다만, 점심시간에는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으니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4. 우래옥: 평양냉면의 정석
을지로4가역 2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우래옥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평양냉면집 중 하나입니다. 1946년에 문을 연 이래로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고 있어, 평양냉면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래옥의 평양냉면은 담백하면서도 깊은 맛이 특징입니다. 육수는 한우 양지와 돼지고기, 닭을 함께 우려내 깊은 맛을 내면서도 맑고 깔끔합니다. 면은 메밀의 함량이 높아 쫄깃하면서도 탄력이 있어 씹는 맛이 좋습니다.
냉면을 주문하면 함께 나오는 편육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입니다. 부드럽고 촉촉한 편육은 냉면과 함께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됩니다. 특히 편육을 얇게 썰어 냉면 위에 올려 먹으면 냉면의 담백한 맛과 편육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화를 이룹니다.
우래옥의 또 다른 인기 메뉴는 불고기입니다. 부드러운 소고기와 특제 양념이 어우러진 불고기는 냉면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냉면과 불고기를 함께 주문해서 번갈아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식사를 마무리할 때는 꼭 식혜를 주문해보세요. 우래옥의 식혜는 달짝지근하면서도 시원해 입안을 개운하게 해줍니다. 특히 평양냉면의 깔끔한 맛 뒤에 오는 식혜의 달콤함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우래옥은 전통적인 한옥 건물에 자리 잡고 있어 음식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좋습니다. 현대적으로 개조된 내부는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다만, 인기가 많아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으니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5. 4F: 방산시장의 숨은 보석
을지로4가역 5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방산시장 안쪽에 위치한 4F는 최근 을지로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카페입니다. 이름 그대로 4층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이 카페는 각 층마다 다른 콘셉트로 꾸며져 있어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1층은 옛 인쇄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 놓았습니다. 커다란 인쇄기와 각종 인쇄 관련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어 마치 박물관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2층은 카운터와 함께 편안한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차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기 좋습니다.
3층은 회의실을 개조한 공간으로, 조용히 대화를 나누거나 작업을 하기에 적합합니다. 그리고 4층 루프탑은 이 카페의 하이라이트입니다. 4층 루프탑에서는 을지로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해 질 무렵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입니다. 빌딩 숲 사이로 보이는 노을과 점점 밝아지는 도시의 불빛이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4F의 메뉴 중 가장 추천하고 싶은 것은 ‘방산라떼’입니다. 이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인 방산라떼는 에스프레소 샷에 연유를 넣어 만든 달콤하면서도 진한 맛의 라떼입니다. 특히 라떼 위에 올려진 크림과 함께 마시면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깊은 커피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디저트로는 ‘인쇄소 티라미수’를 추천합니다. 이 티라미수는 일반적인 티라미수와는 달리 잉크를 연상시키는 검은색 코코아 파우더가 뿌려져 있어 시각적으로도 독특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맛 또한 일반 티라미수보다 진하고 풍부해 커피와 함께 먹기 좋습니다.
4F의 또 다른 매력은 다양한 문화 행사입니다. 주기적으로 열리는 전시회와 공연은 이곳을 단순한 카페가 아닌 문화 공간으로 만들어줍니다. 특히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마련해 을지로의 문화적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주말에는 상당히 붐빈다는 것입니다. 특히 4층 루프탑은 자리가 한정되어 있어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평일 오후에 방문하는 것이 여유롭게 즐기기에 좋습니다.
을지로4가역 맛집 마무리
을지로4가역 맛집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이곳들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각자의 독특한 매력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원식당의 야외 테이블에서 즐기는 삼겹살, 백만불식품의 이색적인 술자리, 은주정의 쌈 싸먹는 김치찌개, 우래옥의 정통 평양냉면, 그리고 4F의 루프탑 카페까지. 이 모든 곳들이 을지로4가역을 중심으로 독특한 맛의 지도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 맛집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을지로의 역사와 현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한자리를 지켜온 전통 있는 가게부터 최근 젊은 감각으로 새롭게 문을 연 트렌디한 공간까지, 이들은 모두 을지로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을지로4가역 주변을 탐험하다 보면,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을 넘어서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이 곳의 맛집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각자의 취향에 맞는 맛집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함께, 을지로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소개한 을지로4가역 맛집들 외에도 을지로4가역 주변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숨은 맛집들이 많이 있습니다. 여러분만의 을지로 맛집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을지로의 매력에 푹 빠져보세요!